서울복지타임즈 이재연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미래를 위해 초저출생 문제 해결에 나서 내년부터 모든 난임부부를 지원하는 등 난임 지원계획을 개선하고 대상 및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 9,000명(제주 3,6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한 해 출생아 10명 중 1명이 난임 시술로 태어나는 등 초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난임 시술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아이를 원하고 낳고 싶어하는 난임부부를 위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현재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의 난임부부에게 체외수정(신선배아, 동결배아) 및 인공수정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난임 진단을 받은 만 44세 이하의 여성(남성 포함)에게 한방 난임치료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현재 시술비 지원의 경우 신선배아 9회, 동결배아 7회, 인공수정 5회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득기준에 따라 지원이 이뤄지고 시술 종류의 횟수도 제한되면서 지원의 실효성과 함께 시술 종류의 선택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 4월 제주도의회 제415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김경미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이 오영훈 지사에게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의 소득기준 폐지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24년부터 모든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소득기준을 개선하고, 시술별 횟수 제한을 폐지할 계획이다.
우선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에서 모든 난임부부로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난임부부가 원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시술 간 칸막이를 폐지할 방침이다.
또한 내년 시범사업으로 난자 냉동시술을 원하는 25~40세 여성(미혼 포함)에게 난자 동결시술 첫 비용의 50%(최대 200만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21일 오전 10시 제주문학관에서 ‘제주 난임지원 애로사항 청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오영훈 지사와 난임 시술로 임신에 성공한 부부와 난임 시술을 받고 있는 당사자,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과 남성, 난임 치료 의료기관 관계자,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난임 시술로 임신에 성공한 부부는 몇백원 차이로 중위소득 180% 이상에 속하면서 난임 시술비를 지원받지 못해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된 경험을 공유했다.
현재 난임 시술을 받고 있는 여성은 “도내에 난임 시술이 가능한 병원이 적어 대다수가 서울지역의 병원을 다녀야하는 상황에서 항공권 예약이 어렵고 회사에서 휴가를 사용하기 어려워 사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20대 미혼 여성과 남성은 “결혼과 출산의 연령이 점차 늦어짐에 따라 건강한 아이를 임신·출산하기 위해서는 젊은 나이에 건강한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난자 냉동시술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제주지역은 맞벌이 비율이 높은 만큼 내년부터 모든 난임부부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대상 조건을 폐지하고, 난자 냉동시술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타·시도에서 추진하는 난임 시술 지원사업을 면밀하게 분석해 난임 시술 부부에 대한 더욱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항공편 예매에 대해서는 “난임치료 부부에 대한 좌석 배정의 필요성을 고려해 관련 부서를 통해 각 항공사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제주도가 과거에는 경제지표와 관광객 수에 주로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도민 정주여건과 삶의 질이 높아지길 바라고 있다”면서 “간담회에서 주신 의견은 앞으로 정책설계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